보푸라기를 떼며

날이 추워지며 모직 코트며 스웨터가
세탁소의 주된 메뉴로 등극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옷들에 보푸라기가 생긴다는 점이다.
날이 추워지면 세탁소에서는
그런 보푸라기를 제거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하는 고민거리를 떠안게 된다.
많은 옷들은 얼룩과 때가 묻어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순결한 매력을 잃게 되는데
보푸라기 또한 옷이 가진 멋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옷에 묻은 얼룩은 외부로부터 비롯되었지만
보푸라기는 옷 자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새 옷의 순결함은 외부로부터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때나 얼룩과 함께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보푸라기 때문에 훼손되는 것이다.
그런 옷들을 세탁하면서
나이 들면서 때가 묻은 나의 육신과
내 속으로부터 생겨난 욕심과 허영 같은 내 영혼의 보푸라기를 제거해주는
영혼의 세탁소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쇠에서 생긴 녹이 쇠를 먹어 들어가듯,
방종한 자는 자기 행위 때문에 지옥으로 끌려간다."는 법구경의 말씀을 묵상하며
오늘도 열과 성을 다 해서
스웨터의 보푸라기를 떼어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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