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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크리스 마스 일기


12월 24일 가족끼리의 크리스 마스 파티를 했다.

대충 헤아려 보니 서른 세명이 참석했다.

우리 식구들끼리의 크리스 마스 콘서트와 선물 나누기,

그리고 이어진 식사와 전체 가족의 크리스 마스 행사가 차례로 이어졌다.


우리집에서 하는 마지막 크리스 마스 파티이자

아이들이 이 집에서 하는 마지막 콘서트여서

내 마음이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막내 민기가 해병대에 간 이후로는

명절 때도 전 가족이 함께 모이기가 힘이 들었는데

올 해는 다들 모일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


그리고 엄마 아빠를 위해서

다섯이 모여서 작은 음악회를 열어 주어서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 지 모르겠다.


'마지막'이란 말이 가슴 깊이 저며드는 때가 왔다.


서둘러 밤 열 시 성탄 미사를 했다.


그리고 크리스 마스 날에는

새벽 네 시에 일어나

아내를 뉴왁 공항에 내려주었다.

아내는 아리조나에 계시는 친정 부모님과

크리스 마스와 새 해 첫 날을 보내기 위해 떠나는 길이었고

나는 감옥에 있는 대자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크리스 마스는 늘 대자와 함께 하는 것이 전통이다.


맨하탄 31가와 5 애비뉴에 도착한 것은 

오전 5 시 30 분.

대자의 어머니와의 약속 시간이 30 분이나 남았기에

차 안에서 음악을 듣다가 심심해서

밖에 나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건너 편 쪽 빌딩의 사진을 찍었다.


감옥이 있는 뉴욕 주 Stormville까지는

1 시간15 분 정도 걸렸다.

가는 길 주변의 산엔 눈이 녹지 않은 상태였고

풀과 나무엔 아주 예쁜 서리꽃이 피어 있었다.


그동안 안부도 묻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점심 시간이 가까워졌다.


내가 대부이기에

나는 늘 감옥을 방문할 때면

한 두 가지 영적인 이야기를 준비해 가서

들려주곤 한다.


만으로 마흔 세 살,

아직도 10년을 더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정작 본인은 이제 무덤덤해졌다.


면회를 마치고 대자의 어머니와 점심 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집에 돌아오니 몸과 마음이 피곤했다.


저녁엔 아들 둘이 만든

일명 '떡제비'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니

성당 교우분께 전화가 왔다.

해병 훈련소에 가 있는 아들의 졸업식에 관해

이것 저것 궁금한 점을 물어서

아는대로 알려 드렸다.


그러고 나니 먹물처럼 밤이 깊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인류에게 기쁨이고 희망이 듯

나도 누군가에게

아주 작고 사소한 기쁨이고 희망이 되는

그런 존재일까?


너무 피곤한 하루,

그래도 메리 크리스 마스.







새벽 맨하탄 풍경




올 해도 내가 받은 카드는 단 두 장.

둘 다 감옥에서 온 것이다.

대자에게서,

그리고 Garrett에게서.



집에 돌아오니 큰 아들이 커피 한 잔 하겠냐고 물었다.

이럴 때 무조건 내 대답은 'Yes!'다.


감옥에 두고 내 등을 보여 주어야 하는

대자에게는 연민을,

그리고 커피를 'BEST DAD ever'이라고 적힌

머그에 담아 준 아들에게는 흐뭇한 기쁨을 느꼈다.


이것이 커뮤니케이션의 능력이다.

우리 큰 아들이 얼마나 커다란 능력이 있는 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 마음을 읽고

마음을 다 하는 우리 큰 아들의 소통 능력은

정말 최고!


아들 덕에 피곤해도 행복한 하루

It was around 3 pm that I came back home from a long journey on Christmas Day. 

I got up at 4 am, and gave my wife a ride to NJ Liberty airport. 

Then I visited my godson who is in jail located in Upstate.
My son offered a cup of coffee, when I got home. 

Being worried about not getting a sound sleep, I accepted his offer gladly.

 He picked a very special coffee mug among tens of mugs which says 'Best Dad ever.' 

Even though we didn't say anything . 

we read each other's mind. T

he joy of communication without a word!
Do you believe if I say that I was totally refreshed after drinking coffee?

Image may contain: coffee cup, drink and ind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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